오래도 걸렸다. 무려 작년 5월에 사서 이제야 다 읽었다.
왠지 손이 잘 가지 않는 책이었다. 김초엽 작가의 우리가 빛의 속도로 어쩌구 책을 너무 재미있게 읽어서 기대했는데 좀 비슷한 결의 단편 소설들이 반복되는 느낌이라 별로였다.
처음엔 새로웠으나 이젠 진부한 느낌..
어쨌든, 여러 단편에 걸쳐 있는 내용은 디스토피아였던 것 같다. 작가는 언젠가 미래에 외계 행성 간 이동이 가능하거나 지구인은 그저 지금처럼 멍청하게 지구에만 갇혀있는데 외계인들은 열심히 지구를 침공해 오는 세상을 자주 말한다. 그런 시대가 오면 망설임없이 지금의 삶을 버릴 것 같다. 근데 지금은 왜 못해?
3편의 단편의 세계관이 연결된 점이 가장 재미있었다. 처음에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는 <늪의 소년>이 뒤에 나오는 2편의 소설들과 연결되었다. 그 소설들을 마저 읽고 나서야 늪에서 인격을 가지고 말을 하던 생명체들이 지구를 침공해서 잠식해버린 외계 식물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. 미야자키 하야오의 소설, 나미야의 잡화점에서도 여러 에피소드들이 연결성을 갖는 점이 재미있었는데 나는 이런 별도의 컨텐츠에 연결된 세계관을 좋아하는 것 같다. 그래서 마블도 재미있게 봤었나보다. 오랜만에 나에 대한 발견을 할 수 있었으니 별로 재미없어도 가치있는 책이라고 인정해주마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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