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일상/영화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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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조조래빗] 10살 소년의 눈으로 가볍게 보여준 무거운 시대 나치즘이 극에 달했던 2차 세계 대전 말 현실은 암흑과도 같았지만 10살 소년의 맑간 눈으로 본 세상은 루카에 나오는 여름방학같은 이탈리아와 다를바 없었다. 그럴 수 있도록 소년의 세계를 지켜준 어른들이 나오는 몇 장면들이 가장 인상적이었고 그 덕분에 여운이 짙게 남았다. 벽장 속에 숨은 유대인 소녀를 만나고 격변하는 세상으로부터 돌을 몇 번 맞고는 히틀러의 광팬이던 조조가 상상의 친구, 히틀러를 창 밖으로 뻥 차버렸다. 독일이 전쟁에서 패하고 유대인 소녀는 벽장 밖으로 나올 수 있었고 마침내 춤을 추며 영화가 끝난다.
[데몰리션] 완전한 회복에는 완전한 분해가 필요하다 시작부터 연출이 정신없다고 느꼈다. 휙휙 전환이 일어나고, 눈 아프게 화면이 깜빡거리고, 시간의 순서마저 불친절했다. 이런 정신 없는 연출이 이 영화 전반을 이룬다. 나는 이러한 연출이 삶에서 겪고 싶지 않은 엄청난 슬픔을 겪은 사람의 마음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했다. 슬픈 일을 겪은, 아니 당한 사람은 사실 그 일에 마구 구타 당한 기분이다. 그래서 상상 속 시련의 주인공처럼 마음껏 애도하고 슬픔에 잠겨있을 수 없다. 그냥 조금 어지럽다고 스스로를 속이며 휘청휘청 살아간다. 주인공도 그랬다. 예고도 없이 갑작스럽게 사랑하는 아내의 죽음을 맞이했다. 차라리 밥을 굶고 수염이 지저분하게 자라고 회사 일에 집중하지 못하고 일상을 제대로 살지 못하는 편이 덜 슬퍼보였을거다. 주인공은 너무도 평온하게 보.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