애도 (1) 썸네일형 리스트형 [데몰리션] 완전한 회복에는 완전한 분해가 필요하다 시작부터 연출이 정신없다고 느꼈다. 휙휙 전환이 일어나고, 눈 아프게 화면이 깜빡거리고, 시간의 순서마저 불친절했다. 이런 정신 없는 연출이 이 영화 전반을 이룬다. 나는 이러한 연출이 삶에서 겪고 싶지 않은 엄청난 슬픔을 겪은 사람의 마음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했다. 슬픈 일을 겪은, 아니 당한 사람은 사실 그 일에 마구 구타 당한 기분이다. 그래서 상상 속 시련의 주인공처럼 마음껏 애도하고 슬픔에 잠겨있을 수 없다. 그냥 조금 어지럽다고 스스로를 속이며 휘청휘청 살아간다. 주인공도 그랬다. 예고도 없이 갑작스럽게 사랑하는 아내의 죽음을 맞이했다. 차라리 밥을 굶고 수염이 지저분하게 자라고 회사 일에 집중하지 못하고 일상을 제대로 살지 못하는 편이 덜 슬퍼보였을거다. 주인공은 너무도 평온하게 보.. 이전 1 다음